'기타 동영상' 임정현 "연습 더해야 해요"

2006/08/31 09:41

'기타 동영상' 임정현 "연습 더해야 해요"
2006/08/31 오전 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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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동영상' 임정현 "연습 더해야 해요"
밴드 '롤리타'로 홍대 앞서 활동
"31일 연주 장면 언론에 공개"

(서울=연합뉴스) 신기원 기자 = "제 연주 동영상이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어요. 훌륭한 연주자에 비하면 저는 그 분들 발 끝도 못 따라가는데…. "
전 세계 네티즌이 찾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youtube.com)'에 기타 연주 장면이 소개돼 780만 차례의 조회 수를 기록, 하루 아침에 유명인이 된 임정현(22ㆍ대학생)씨. 30일 저녁 서울 홍대 앞 카페에서 만난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불만족스러운 연주였지만 혹평일지라도 남의 평가를 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올린 영상이었거든요. '악플' 달릴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 의외로 칭찬해주셔서 놀랐어요."
임씨가 기타를 처음 잡은 건 중학교 3학년이던 1999년. 집 창고에서 삼촌이 쓰던 통기타를 우연히 발견, 기타악보를 앞에 두고 혼자 연습하다 재미를 붙였다고 한다.
6살 이후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 등 많은 악기를 다뤘지만 이들 악기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재미를 기타에서 찾았고 부모님을 졸라 당시 50만 원 가까이 하던 전자 기타를 장만했다. 기타 강습은 통기타 한 달, 전자 기타 한 달, 딱 두 달 받았고 이후 독학으로 연습했다.
서울 이대부중에서 전교 2등을 할 만큼 우등생이었고 특히 영어 과목을 좋아한 임씨는 영어를 더 잘하고자 고교 1학년을 마치고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났다.
임씨의 첫 밴드 경험은 뉴질랜드에서였다. 2001년 셀윈(Selwyn) 고교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했고 이후 대학을 다니다 2004년 잠시 귀국, 중고교 동창들과 밴드 '롤리타(Lolita)'를 결성해 홍대 앞 클럽에서 공연했다.
동영상에서 임씨가 연주한 곡은 대만의 기타리스트 제리 C(Jerry C)가 편곡한 요한 파헬벨의 '카논'. 뉴질랜드에서 머물고 있는 이모 집에서 지난해 10월23일 촬영했다.
"작년 가을 인터넷에서 제리 C가 이 곡을 연주한 영상을 봤는데 편곡이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어렵긴 했지만 저도 연주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이 곡을 며칠 연습하던 임씨는 지난해 9월 국내 인터넷 악기 사이트 '뮬(mule.co.kr)'에 아이디 'funtwo'로 곡의 전반부만 연주한 영상을 올렸고, 연습을 더해 한 달 뒤 곡 전체 영상을 다시 올렸다. 같은 날 한 네티즌이 임씨의 영상을 '유튜브'에 옮겼고 이후 임씨는 세계 네티즌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영상이 유명해지자 자신을 'funtwo'로 사칭하는 사람도 생겼다. 영상에서 임씨가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얼굴을 가렸기 때문.
"알폰소라는 한 10대 아이의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을 'funtwo'로 주장하는 걸 뉴욕타임스 기자 블로그에서 발견했어요. 잘못된 부분을 고쳐야 할 것 같아서 기자에게 e-메일을 보냈고 결국 뉴욕타임스에까지 제가 소개됐네요."
뉴욕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기타의 귀재는 한국인인 임씨'라는 기사를 비중있게 다뤘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도 29일(현지시간) 임씨의 연주를 극찬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연주하는 흉내만 냈다' '영상을 빨리 실행시켜 빨리 연주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손의 움직임과 음악이 맞지 않는다' 등의 논란도 있었다.
"캠코더로만 녹화하면 음질이 안 좋기 때문에 오디오 녹음 장치도 같이 썼어요. 녹음 장치에 담은 소리를 캠코더로 찍은 영상에 입힌 거라 손의 움직임과 음악 사이에 아주 미세한 시간 차는 있어요."
임씨는 홍대 앞 합주실을 빌려 연주하는 모습을 31일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에서 IT를 공부하고 있는 임씨는 이번 여름 다시 귀국, 밴드와 함께 홍대 앞 클럽 '리디안'에서 공연하고 있다.
비틀스, 마를린 먼로 등이 부른 유명 곡은 물론 임씨와 밴드의 보컬리스트 송윤서(22ㆍ여)씨가 함께 작곡한 '소인배' '달콤한 부처님'도 들려준다. '갑돌이와 갑순이'를 편곡한 곡도 연주하고 있다.
"저희 밴드가 연주하는 클럽 사장님도 제가 동영상으로 유명해진 건 모르세요. 그냥 이름없는 밴드로 활동하고 있었을 뿐인데 한국뿐 아니라 해외 언론까지 관심을 가질 줄 몰랐어요."
임씨는 30일 오전 '뮬'에 화제가 된 동영상을 화질을 개선해 다시 올렸는데 이는 '연주 장면을 방송하고 싶으니 좀 더 선명한 영상을 올려달라'는 미국 ABC 방송의 요청 때문이었다고 한다.
해외 기타리스트로는 그룹 익스트림 출신의 누노 베텐커트, 드림씨어터의 존 페트루치, 에릭 존슨, 국내 기타리스트로는 조필성과 이현석을 좋아한다는 임씨는 앞으로의 꿈에 대해 "그저 즐겁게 음악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평생 음악을 할 생각이었고 기회 되면 음반도 내고 싶었지만 음악가로 무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진 않았어요. 제 연주엔 잔 실수가 많고 비브라토(기타 줄을 움직여 떨리는 소리를 내는 기술)도 별로 안 좋거든요. 당장은 기본기 쌓는 데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2006/08/31 09:41 2006/08/3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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